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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간/히코마]정말로 원하는 것 본문
캡션:코마에다 군 생일 축하한다고오오오오오오!!!!
ED 후 아일랜드에서 기억을 덮어쓴 미래기관 소속 설정입니다.
자신의 생일을 솔직히 기뻐할 수는 없지만, 히나타 군 덕분에 생일이 좋아지면 좋겠다! 라는 것을 쓰고 싶었지만, 도중부터 어딘가로 갔습니다/(^o^)\\
코마에다 군 언제까지나 행복해라…(통곡)
그날, 히나타 하지메는 고민하고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요 며칠일까. 멀리서 봐도 알 정도로 머리를 안고, 하아아… 과장되기까지 한 무거운 한숨을 쉰다. 변변한 식사를 취하지도, 주위와 대화하지도 않아, 그 모습은 자못 “고민하고 있었습니다!”라고 어필하고 있는 모양새여서.
그러나, 그렇다고 걱정하는 동료가 괜찮냐고 말을 걸면 건성인 대답밖에 돌아오지 않는다. 소니아의 배려도, 쿠즈류의 질타도, 사이온지의 매도도, 깔끔하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끝에는, 잠시 혼자 있게 해주면 안 될까, 무척이나 권태한 말도 튀어나왔기도 해서.
그런 이례적인 히나타의 모습에 주위는 한층 더 술렁이었다. 드디어 이 더위로 실성이라도 한 걸까, 아니면 심각한 고민이 있는 걸까. 어쩌면 또 혼자서 뭔가 끌어안고 있는 건. 그렇다면 우리도 뭔가 힘이 되지 않을까.
그러나, 그런 동료들의 걱정은 꿈에도 모르고, 히나타의 사고는 앞에 있는 중대 이벤트 일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것 즉, 앞으로 이틀 후에 있을 애인의 생일이다.
‘아ー…젠장, 어떻게 해야 하지!’
막혔는지 머리를 쥐어뜯는다.
주위가 알면 “뭐야 그게”라며 김샐 것 같은 내용이지만, 정작 히나타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었다. 중대한 임무도 자신의 어떤 고민도, 이 문제에 비하면 별것 아니다. 오히려, 차라리 그런 해결 방법이 있는 고민이 편했을 것이다.
적어도 과거의 예가 있으면 참고가 됐을 텐데, 히나타는 자신의 경험이 없음에 고개를 떨구었다.
갑작스럽지만, 히나타는 지금까지 이른바 「교제」라는 것을 한 적이 없다.
평범하게 건전히 살아왔을 터인데, 계기가 없었던 건지 타이밍이 맞지 않았던 건지. 뭐 대부분의 학원 생활을 절망에 빠졌거나 기억이 지워져 살육 또는 한가한 수학여행으로 보낸 이유가 크겠지. …자신이 생각해봐도 장렬한 인생이다.
어쨌든 그것을 제외하고도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거나 고백받은 적은 있어도 애인으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자주 사용되는 표현으로 나타내자면, 애인 없는 해=나이. 정말로 슬픈 칭호다.
어떻게든 애인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도 없고, 사귀고 싶은 상대가 있지도 않았지만, 전혀 경험이 없는 입장에서 행복한 커플들을 보면 “좋겠네”라고 부러워하는 기분이 싹트는 것도 당연해서.
히나타도 건전한 남자 고등학생. 거기서부터 발전해, 왜 자신에게는 애인이 생기지 않는 걸까 남들처럼 고민하게 되어서. 그리고 오랜 고뇌의 결과, 아직 만나지 못했을 뿐이고 언젠가 자신에게 그런 상대가 나타나는 건 아닐까? 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소녀 만화를 동경하는 소녀처럼…이런 표현은 조금 소녀틱하지만, 남자라고는 해도 애인이 없는 경력이 길어짐에 따라 이상이 높아진다고 할까, 운명의 만남을 기다리게 되는 것은 자연의 이치겠지. 분명 언젠가, 운명의 상대와 맺어질 거라고, 예외 없이 히나타도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원래부터 연애에 집착하는 타입이 아닌데 더욱이 귀찮은 방면으로 이상도 높아지면, 이젠 애인이 생기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다. 남에게 말할 필요도 없이, 그렇게 자신도 반쯤 포기하고 있어서.
하지만 세상에 생을 받은 지 언 몇 년. 즉 올해, 좀 더 말하자면 석 달 전.
간신히, 간신히 히나타에게도 봄이 찾아왔다.
그 상대는 초고교급 「행운」인, 코마에다 나기토.
외모 최상, 성격 파탄, 희망 신자 등등……조금 특징을 든 것만으로, 여러 가지 태클 걸 곳이 가득한ーー…남자, 이다.
그래, 남자.
기이하게도 히나타의 첫애인 다양한 방면으로 귀찮음 만렙인, 자신보다 1센치 키가 큰 동성이었다.
그러나 여기까지 끌어 놓고 뭣하지만, 이번에 히나타가 머리를 싸매는 이유는 그 점이 아니다.
같은 남자에게 반했다는 고뇌는 오래전에 끝내, 히나타의 안에서 이미 매듭이 지어졌다. 여러 가지로 꼬여있던 자신이 이 정도로 사람을 좋아하게 되다니, 이제 이것이야말로 바랬던 운명이겠지. 성별이나 모든 게 상관없어질 정도로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고, 조금 부끄러운 결론을 짓는 히나타의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루고, 그럼 왜 애인의 생일에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가 하면.
간단하게 말하면, 또 하나의 문제.
귀찮은 애인이, 또 귀찮은 일을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
“코마에다, 뭐 원하는 거 있어?”
“…또 갑작스럽네.”
히나타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코마에다는 잠시 눈을 깜빡이고 탁 읽고 있던 책을 덮었다.
여기는 미래기관에서 준비해준 히나타의 방.
아일랜드 생활을 마치고, 기억을 덮어쓰기 한 전원이 그 프로그램에서 눈을 뜨고 벌써 일 년. 처음에는 미래기관에서 경계하던 히나타 일행은 그 세계부흥을 위해 각각의 방법으로 노력한 결과, 어디까지나 감시하에 자유롭게 행동하는 걸 허락받았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로 손을 써서 준 나에기나 키리기리의 힘도 있어, 지금은 기관의 업무에 종사하기도 한다.
특히, 감시 카메라가 달린 남녀가 구별된 큰 방에서, 각자의 방이 지급된 건 큰 진보다. 46시 작동하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건 프로그램 안에서 익숙해져 있다고는 해도 역시 견디기 힘들다.
고로 코마에다의 방은 따로 준비되어 있고, 히나타의 방에서 3개 떨어진 방에 있다. 그러나, 시간만 있으면 히나타의 방에 틀어박히기 때문에 그다지 사용되지 않고, 이제 거의 공동 방으로 변해 있었다. 누군가가 코마에다를 찾아올 때는 우선 히나타의 방으로 향하는 것은 암묵의 룰이다.
책상과 의자, 책장에 침대. 필요한 것이 최소한으로 있는 심플한 방에서 히나타는 의자에 앉아 코마에다와 마주 보고, 코마에다는 침대에 몸을 기대고 있다. 파닥파닥 내놓은 다리를 흔드는 그는 아주 자신의 방처럼, 혹은 그 이상으로 느긋하게 쉬고 있었고. 그 자세 그대로, 그래서? 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왜 그래? 갑자기. 뭔가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아니면 임시수입이라도 받았어? 농담조로 한 말에 한숨이 나온다. 정말로 모르는 건지, 아니면 시치미떼고 있는 건지.
항상 그렇지만 알 수가 없다고 코마에다의 표정을 바라보면서 히나타는 입을 열었다.
“…이번 주에 네 생일이잖아.”
“………….”
멍해진 표정을 보면, 아무래도 정말로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보통 자신의 생일을 잊나? 아니면 내가 그걸 알고 있는 것이 의외였던 걸까. 어느 쪽이든 기막히네… 라면서 한숨을 쉰다. 그 정도로 답 없는 놈이라고 생각되고 있는 걸까. 아무리 그래도 애인의 생일을 축하하는 정도의 잠재력은 가지고 있어. …그것보다, 이렇게까지 아연실색하는 얼굴도 드물지. 사진 찍어두자.
그렇게 생각하고 꺼낸 휴대폰은, 그것을 헤아린 코마에다가 던진 베개에 의해 튕겨 날아갔다. 수수하게 아프다.
방구석으로 날아간 가여운 휴대폰을 눈으로 좇고 있었더니, 이어서 “하지 마”라는 항의의 목소리와 함께, 약간 난처한 듯한 목소리가 날아온다.
“응응, 분명 생일이긴 하지만…기억하고 있었어?”
“그야, 애인의 생일이잖아.”
“… 히나타 군은, 이상한 곳에서 성실하네”
“이상한 곳이란 말은 안 해도 되잖아.”
무심코 항의의 목소리가 나온다. 아니 그렇지만, 나는 상당히 이 녀석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방에 밀어닥쳐올 때마다 부지런하게 차를 끓여주고, 침대에 누운 채로 부리는 어리광은 대충 들어주고 있다. 그중에는 불합리한 욕이나 난폭한 요구 같은 것도 많아, 이 녀석한테는 고생만 당하고 있다. 프로그램 안에서는 기분 나쁠 정도 순종했던 주제에, 진실을 알고 밖에 나온 순간 태도가 180도 바뀌어, 지금은 마치 여왕님. …참고로 나 한정이라서. 다른 녀석들에게는 여전히 칭찬의 말을 아낌없이 사용하고 있다. 적당히 하라고 말하고 싶어, 아니 진짜로.
뭐 그래도, 처음 보인 진심의 혐오가 없어진 것을 생각하면 그런 어리광도 사랑스럽고, 솔직하게 응석 부리지 않는 애인이 부끄러움을 감추는 거라 생각하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나도 상당히 무르다고 자각은 하고 있지만, 코마에다가 나를 싫어해서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마음을 열고 있다는 이유로 그런 태도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용서하게 된다. 아니아니, 그렇지만 전에는 정말로 심각했다ーー…아, 지금은 그 이야기가 아니라.
“그래서? 원하는 건 없어?”
“…으응, ”
원하는 것은커녕 생일조차 잊고 있었던 코마에다는 바로 생각나지 않는지, 골똘히 생각하는 것처럼 시선이 위를 향하다가, 옆을 향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쪽을 보고 생긋 웃는다.
“딱히 없어.”
“하나도?”
“응, 하나도.”
간단하게 그렇게 말했다. 그동안 약 30초.
아니아니아니아니,
“하나도 없을 리 없잖아?”
없다고 해도, 생각하는 시간이 짧다. 좀 더 생각해 봐, 그렇게 아직도 끈질기게 물어 오는 히나타에게 코마에다는 웃는 얼굴을 멈추고 머리에 손을 얹어서 하아… 일부러 어이없다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그것보다, 히나타 군” 마치 히나타의 말을 논파하듯이, 차가운 어조로 말한다.
“내 입장에선 이렇게 직구로 묻는 게 어떻게 되먹은 건가 싶은데. 확실히 나 따위에겐 복잡하게 머리를 굴려줄 만한 가치는 없고, 뻔뻔하다고 생각하지만…조금은 서프라이즈라고 할까? 놀라게 해볼 생각은 안 해봤어?”
“그, 아니….”
갑작스러운 반론에 위축된다.
그렇지만, 그것은 결코 핵심을 찔렸기 때문이 아니라, 히나타가 신경 쓰고 있던 아픈 곳을 찔렸기 때문이라서.
히나타도 서프라이즈를 생각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엄청나게 고민했다.
하지만 코마에다는 내가 건네준 것 모든 걸 좋아하고, 그다지 자신의 취향을 주장하지 않는다. 말버릇은 “히나타 군이 그게 좋다면 그걸로 좋아” 이다. 그것이 코마에다의 좋은 점이기도 하며, 내가 발목을 잡힌 원인 중 하나로. 차라리, 싫은 건 싫다고 말해주는 편이 이쪽도 마음이 편한데 코마에다는 몇 번이나 말해도 그 태도를 바꿔 주지 않는다. 그대로 흐지부지되고, 결국 좋아한다고 판명된 건 학생수첩에 적혀있던 「아름다운 것」과 선물했을 때에 특히나 기뻐했던(어디까지나 내 주관에서이지만) 것과 평소 입에 담고 있는 「희망」뿐. 그것조차 모두 추상적이고 확실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아무리 생각해도 코마에다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몰라서.
처음엔 무난한 것을 주려고 했다. 분명 그것이야말로, 어떤 것이라도 기뻐해 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생일을 함께 보낸다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선물은 그렇게 구애받지 않아도, 마음이 담겨 있으면, 이제 그걸로 좋지 않냐고.
그런 생각을 단념한 이유는 오로지 코마에다를 향한 마음의 강함이다. 왜냐면, 그와 만나고 나서 맞는 첫 생일. 여러 가지 고난을 경험해오고, 추억은 괴로운 일밖에 없다고 웃는 사랑스러운 그를, 어떤 수를 써서라도 기쁘게 해주고 싶었다. 너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태어나서 줘서 고맙다고, 최대한의 축하를 전하고 싶었다.
코마에다가 정말로 원하는 것을, 주고 싶었다.
그걸 위한 직구 승부다. 자신도 한심하기 그지없지만, 아무래도 애인과 보내는 일의 모든 것이 처음이라,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것을 비난당해, 더군다나 여기서 물러난다면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데다가 너무 꼴사납다. 그렇게 생각한 히나타는 마음이 꺾이지 않고 힘껏 버티며, 그래도, 물고 늘어진다.
“뭐든지 좋다고? 그야 너무 엉뚱하면 힘들지만, 내가 준비할 수 있는 범위라면….”
“…뭐든지?”
“그, 그래.”
“그럼…응, 없지도, 않나.”
어?! 기다리고 있던 대답에 무심코 몸을 내민다. 내민 순간 앉아 있던 의자가 괴로운 듯 끼익 소를 냈지만, 그딴 건 지금은 아무래도 좋다. 부서지든 말든 알게 뭐냐, 경비로 새로 사면 그만이다.
그런 토가미가 들으면 화낼만한 일을 생각하면서, 놓치지 않으려고 그 자세 그대로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러나, 코마에다는 순조롭게 말을 잇지 않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이럴 때의 코마에다는 제대로 된 걸 말하지 않는다고 경험상 알고 있다. 히나타가 준 여왕님의 칭호는 겉멋이 아니다. 생각대로 안 되는 남자, 그것이 코마에다라는 남자다.
히나타의 예상대로, 코마에다는 흉계를 꾸미는듯한 요염한 미소를 입술에 싣는다. 자신도 모르게 등이 오싹 떨릴 정도로 요염한 표정에, 아아 이 미소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휘둘려졌을까… 라며 히나타가 넋을 잃기보다 빨리, 천천히 그 얇은 입술이 움직이고.
“…그래도, 말해 버리면 재미없겠지.”
“뭐?”
“게임을 할까, 히나타 군.”
척, 하얗고 깨끗한 집게손가락을 도발적으로 흔든다.
바라던 대답과 대각선 45도 기울어진 대답. 그렇다기보단, 예상하지 못한 전개. 역시, 코마에다는 어떤 때라도 코마에다였다. 내 생각대로 움직이던 적은 한 번도 없고, 일부러 이러나 싶을 정도로 내 예상을 배신해 온다. 그것을 잊은 건 아니지만, 이번만은 그 코마에다가 발휘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방심하고 있었다.
아아 정말, 왜 그런 방심을 해버린 걸까.
‘이 녀석은 보통수단으로는 안된다는 걸, 누구보다도 체험했으면서.’
그렇게 히나타가 먼눈을 하는 사이에, 거부권을 주지 않도록 멋대로 규칙 설명이 시작되었다.
“규칙은 간단해. 생일까지, 내가 원하는 걸 가지고 올 수 있으면, 히나타 군의 승리. 가지고 올 수 없으면, 나의 승리. 가지고 오는 수엔 제한은 없으니까 몇 번이라도 도전해도 되지만, 주변에 상담하는 건 안 돼. 혼자서 생각해야 해.
아, 힌트 같은 것도 없어. 하지만 기권은 있으니까 편하게 생각해! 뭐 기권해도 정답은 안 알려줄 거라 거기서 끝이지만.
응ー…규칙은 이 정도로이려나? 그럼, ”
ーー게임 개시.
*
‘…왜 이렇게 됐지.’
정말로 이 한마디면 된다.
원하는 것을 물었을 뿐인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히나타는 무겁게 한숨을 쉰다. 그 녀석의 놀이에 어울리는 건 만나고 나서도 몇 번 있었고, 익숙해진 일이긴 하지만, 이런 때만큼은 평범하게 해줘도 되지 않는가.
그래도 안 하면 “그럼 이제 됐어.” 한마디로 끝나고 만다는 것은 경험상 알고 있어서 히나타에게는 게임을 받아들이는 것 이외의 선택지는 없었다.
이것이야말로 반해버린 약점이다.
그로부터 닷새가 지나, 그 사이에 히나타는 몇 번이나 코마에다를 찾아갔다. 물론, 정답을 맞히기 위해.
프로그램 안에서의 기억을 떠올리고, 반지, 피어스, 비바 빙수, 바둑돌, 블루 램, 기타 등등. 예쁜 것은 닥치는 대로 모으고, 너무 열심히 하다가 나에기를 데리고 갔을 때는 역시 싸늘한 눈으로 바라봐졌다.
하지만, 결과는 전부 꽝.
뭐 그렇겠지… 라면서 히나타는 고개를 숙인다. 다시 생각해 보면 대부분 선물다운 선물이 아니다. 어림짐작에도 정도가 있다고 할까, 많이 던져보면 맞는 게 있을 수도 있다고 할까, 수를 늘려봤자 정답에 스치지도 못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달리 힌트도 없고, 상담은 금지되어 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것이, 이번 히나타의 고뇌의 정체였다.
“저 녀석이 원하는 것…? 희망 같은, 그런 건가? 아니, 희망을 어떻게 선물하겠어. 애초에 희망이 구체적으로 뭔데.”
아아 이제 몰라! 침대에 몸을 던진다. 푹신 몸을 감싸는 기분 좋음과 상반되어 마음속은 복잡한 그대로다. 쿡쿡 아픈 배를 누르면서, 무거운 한숨을 쉰다.
‘왜 이렇게 못 맞추는 거야…정말로 정답이 있긴 해? 지금까지 봐온 한, 그 녀석이 그러는 기색은 본 적 없었는데.’
이런 게임을 하면서까지, 원하는 것이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렇다기보단, 있으면 있다고 확실하게 말해 주는 게 좋다. 귀찮은 남자지만, 이렇게까지 귀찮은 짓을 하는 건 드문 일이다.
그럼, 뭔가 다른 의도가 있나? 그렇게도 생각해봤지만, 히나타의 머리로는 그 이상의 추측은 할 수 없었다.
‘…그것보다.’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며칠 전의 코마에다의 반응을 떠올린다.
‘생일이라고 말하면 좀 더 기뻐해 줄줄 알았는데, 반응 별로였지. 오히려, 어이없다고 해야 하나 귀찮아하는……아니, 그건 역시 아니…겠지?’
여러 생각이 솟아 섞여서 어지럽게 사고가 꼬인다. 차라리, 등에 펼쳐진 하얀 시트처럼, 머릿속도 새하얗게 되어 버리면 좋을 텐데. 그런 히나타의 소원도 허무하게, 여전히 부글부글 치솟는 의혹과ーー… 짜증.
갑자기 머리를 스쳐 지나간 그 의혹과 분노는 날이 갈수록 쌓이고 쌓여, 마치 통에 가득 담긴 물처럼, 지금에 와서는 쟁반에서 넘쳐 흘러넘칠 것처럼 흔들리고 있다.
기뻐해 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수줍어하면서, 나한테는 아깝다며 사양하면서, 그래도 “기뻐, 고마워”리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거라고.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면, 아주 귀찮다고 말하고 싶어 하는 얼굴에, 무언가를 참는 복잡한 표정. 도저히 기뻐하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말에, 영문모를 게임의 제안. 그것은 히나타가 예상했던 반응과는 정반대여서.
그것들 모든 요인을 합친 결과, 어떤 가능성이 떠오른다.
혹시…
‘……그만하자.’
시시한 결론에 도달할 것 같아서 사고를 중단한다. 대신에 느릿느릿 몸을 움직여, 발밑에 있던 이불을 끌어 올리고 몸에 덮었다.
일도 최근 안정되어 있고, 서류 정리도 끝냈다. 이래저래 벌써 날짜를 넘겼으니까 오늘은 이제 이대로 불만을 품고 자도록 하자. 여러 가지로 생각하는 건 내일 해도 된다.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끓어오르는 수마에 몸을 맡기려고 눈을 감은, 순간.
쿵쿵쿵!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울린다.
“히ー나ー타ー군.”
“….”
이어서, 맥빠진 목소리가 들렸다.
너무나도 익숙한, 현재 히나타의 고민이며 짜증의 원인인 존재의 방문에 바로 짜증이나 눈썹을 꿈틀거린다. 왜 이렇게도 타이밍이 나쁜 걸까. 이쪽은 배가 아플 지경인데, 태평한 목소리가 다시 민감한 부분을 자극해 온다. 그것보다 지금이 몇 시라고 생각하는 거야. 심야라고. 자게 해 줘, 부탁이니까.
그래도 애인의 방문을 무시할 수는 없어, 히나타는 내키지 않아 하며 침대에서 내려와 문고리를 돌리고. 그리고 문을 열자, 거기에는 예상대로, 즐거운듯한 미소를 지은 코마에다가 서 있었다.
“…뭐야, 코마에다.”
“응? 고민하는 히나타 군을 구경하려고.”
뭐? 라고 히나타가 목소리를 높이기 전에, 슬쩍 옆을 지나쳐 방에 들어간다. 고양이냐고.
그리고 제집인 양, 아까까지 히나타가 누워 있는 침대에 앉아, 다리를 꼰다. 그리고 싱긋 웃는다.
“아, 난 신경 쓰지 마. 평소대로 있어도 돼.”
“아니 뭐 거의 매일 네가 있으니까 이 상황이 평소대로인데…아니, 그게 아니라!”
“어라? 그러고 보니 히나타 군 벌써 갈아입었네?”
“아, 아아…이제 자려고 했어.”
“그렇구나…그럼 미안한 짓을 해버렸네.”
“…….”
“…….”
“아니, 안 돌아갈 거냐고!”
혼신의 태클에도 동요하지 않고, 코마에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어? 그치만 벌써 일어났으니까 괜찮잖아? 어차피 히나타 군의 수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해도 기관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으니까.”
“…너, 프로그램 안과 비교해서 정말 신랄해졌지.”
“아하하, 그런 옛날 일을 꺼내다니. 음…그래도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네. 그때의 나라면 이런 게임을 하자고 안 했을 테니까.”
게임. 대화의 도중에 등장한 그 단어에 움찔 반응한다.
‘그렇지, ’
모처럼 코마에다가 왔으니까 조금 정도 힌트에 관해서 물어봐도 되지 않을까? 한밤중이라서 대담하게 된 사고가 슬쩍 얼굴을 내비친다.
그치만 봐, 벌써 요 며칠 실컷 머리를 싸맸다. 몇 번이나 코마에다를 찾아갔고, 그 모습을 이 녀석도 봐 왔을 거다. 그렇다면 이제 슬슬, 답까지는 아니어도, 힌트 하나쯤은.
그렇게 생각한 히나타가 눈치를 살피듯이 천천히 다가가, 옆에 앉는다. 두 사람 몫의 체중이 걸린 침대가 그 몫만큼 가라앉는 감촉을 느끼면서, 얼굴을 들이댔지만.
“저기, 코마에다….”
“힌트는 없어. 처음에 말했지?”
“…….”
그러나, 말하기도 전에 거부되었다.
이렇게까지 딱 자르면 찍소리도 할 수 없다고 할까, 차라리 시원하기까지 하다. 평소라면 여기서 히나타가 접고, 어쩔 수 없다고 체념의 한숨을 뱉을 곳.
하지만, 오늘은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생일까지 이제 시간이 없는 데다, 이렇게 가차 없으면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채 생일이 끝나고 만다.
그건 싫어, 솟아오르는 분노를 꾹 참고 말을 계속한다.
“조금 정도는 괜찮잖아?”
“안돼.”
“…이대로 정답을 못 맞혀도 괜찮아?”
“그럼 그걸로 괜찮아.”
“뭐?! 너, 내가 이렇게 고민하는데….”
뭐야 그 태도는, 라며 늘어지는 히나타에게 코마에다는 눈을 깜빡이다가, 자자 달래듯이 손을 움직였다. 그리고 가만히 히나타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시험하듯이 웃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것보다,
“그렇게 히나타 군에게 부담이 된다면, 이제 그만둬도 되는데? 그거 때문에 기권해도 된다고 한 거니까.”
뭣하면, 지금 기권하지? 권하는 듯이 말하는 그 태도에.
원래 솟아오르고 있던 분노가 확 고개를 내민다. 그것은 예전부터 있었던, 의혹.
…왜, 이렇게 된 걸까. 쟁반 한 잔에 따라진 의혹은, 마지막 한 방울로 한계를 맞이한 것인지, 흘러넘치듯이 입에서 새어 나온다.
고민하는 건 딱히 상관없다. 그를 위해 머리를 쓰는 건 전혀 힘들지 않다. 그걸로 기뻐해 준다면 쉬운 일이다.
하지만,
“저기 코마에다. 너 말이야, 나한테 축하받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야?”
게임이 시작되고 나서 계속, 그런 생각이 사라지지 않아서.
그러나, 말해버리고 나서 깜짝 놀란다. 기세 그대로 입에 올렸지만, 어떻게 생각해도, 역시 이 말은 너무 직구다. 설령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고 해도, 만약 자신이라면,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진 않다. 그건 코마에다도 같을 것이다.
게다가, 그런 일이 있을 리가 없다. 이건 단순한 내가 멋대로 의심하는 것이라서 코마에다에게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이야기이니까. 애인에게 축하받고 싶지 않다니, 그런 일이, 있을 리 없다.
그렇지? 그럴 거라고, 반은 기도하듯이 자신의 말을 부정한 히나타가 사과하려고 죄가 깊다는 것처럼 코마에다에게 시선을 향한다.
“이상한 말을 해버렸어, 잊어줘” 그렇게 웃으며 고할 셈으로.
그러나 시선의 끝에는.
“…….”
예상과는 전혀 다른, 분노도 동요하지도 않고, 단지 유연한 코마에다의 미소가 있을 뿐이라서.
흐림 한 점 없는 웃는 얼굴은 긍정의 말보다도 강해, 히나타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어서.
‘…윽…….’
확 단번에 눈앞이 빨갛게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코마에다의 태도, 말이 급속히 머리를 뛰어 돌아다녀서.
…역시, 그랬나, 붉게 물든 사고의 구석에서 필사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 했던 예감이 얼굴을 내비친다. 게임을 꺼낸 것도, 이렇게 도발에 온 것도, 전부 민폐였기 때문인가. 싫었기 때문인가.
의혹이 확신으로 바뀌고, 머리가 새하얗게 된다.
기권을 재촉하는 것도, 빨리 이런 연극을 끝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왜, 어째서. 애인의 생일을 축하하는 건 보통이잖아? 나 잘못되지 않았지? 소중하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하잖아?
‘아니면ーー….’
눈치채고 싶지 않았던 사실에 온몸이 뜨겁게 불탄다. 그리고, 의혹과 함께 흘러넘친 분노가 증기가 되어 몸을 감싸고, 어지럽게 눈앞이 아찔해져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제 됐어.”
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네가 그런 생각이라면, 이제 됐어. 원하는 대로, 아무것도 안 하고 내버려 둬줄게. 미안하게 됐네, 쓸데없는 짓이나 해서. 민폐였으면 민폐였다고 말해. 그러면 나도 귀찮은 생각은 안 해도 됐을 텐데. 아아, 아니면, 날 그렇게 곤란하게 만들고 싶었어? 하하, 그렇다면 대성공이야.”
안 된다, 제지의 목소리가 머리에 울리는데, 뜨거워진 머리는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아ー아, 쓸데없이 시간 낭비했어. 이런 일로 고민하던 내가 바보 같아. 뭐가 게임이야, 시시해. 결국, 네 장난에 어울리게 됐다는 말이지? 남의 마음도 모르고, 정말 제멋대로네, 너. …축하할 맘도 없어졌어.”
멋대로 입이 움직여, 눈앞의 그를 상처입히도록, 가장 신랄한 말로 벤다.
그리고.
“생일 따위 알 게 뭐야, 맘대로 해.”
ーー정신 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
잠자코 말을 받아들이고 있던 코마에다는 “…그래” 한마디만을 중얼거리고, 침대에서 일어선다. 등을 돌려 그 표정은 숨겨졌지만, 변명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천천히 걸음을 진행했다.
그리고 출구에 도착하자, 문에 손을 걸어, 천천히 뒤돌아보았다.
“그럼, 게임은 무효네. 모레의 약속도, 없던 거로 하면 될까. 모처럼의 휴일이니까, 히나타 군은 히나타 군대로 느긋하게 보내.
그럼…잘자. 그리고, ”
ーー…미안, 해.
그런 마지막 중얼거림을 듣고 히나타가 입을 열기 전에.
차단하듯이, 탁 문이 닫혔다.
그리고, 생일 당일.
히나타는 자신의 책상에서 서류에 파묻혀, 일심불란하에 컴퓨터와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그 얼굴에는 뚜렷하게 다크서클이 있었고, 그 모습에서 요 이틀간 거의 자지 않았다는 사실이 엿보인다. 처리해도 처리해도 줄어들지 않는 서류와 타닥타닥 키보드를 치는 소리가 그치지 않는 방.
이것이야말로, 알기 쉽게 일에서 도망친 남자의 결과다. 합장.
그런 히나타의 손 옆에 달칵 커피가 부어진 컵이 놓였다.
“히나타 군, 잠깐 쉬어. 얼굴이 심각하다고?”
“나에기….”
올려다보면, 자신의 전 후배 겸 직속 상사의 모습이 있었다. 나에기는 위로하듯이 눈살을 찌푸리고 옆의 비어 있는 의자에 앉는다. 그리고, 침묵을 일관하고 있는 히나타에게 상냥하게 말을 걸었다.
“무슨 일 있었어?”
“….”
“…오늘, 코마에다 군의 생일이지?”
탁. 처음으로 키보드를 치던 손이 멈춘다.
그 모습에 나에기는 역시, 라며 쓴웃음을 짓는다. 히나타가 이렇게까지 험악해지는 건 대부분이 그에 관련된 것이다. 아마 최근의 고뇌도 그렇겠지.
사이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기가 막히면서도 상사로서, 무엇보다 친구로서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고 재차 마주 본다.
“나라도 괜찮다면… 이야기 들어줄게?”
그 말에.
히나타의 쌓였던 것이, 폭발했다.
“도대체가아!!!!”
쿵!! 주먹이 책상을 치는 소리가 울리고, 그 충격으로 서류가 바닥에 떨어지고, 컵이 달칵 소리를 내면 흔들린다.
그러나, 그런 것에도 신경 쓰지 않고, 히나타는 분노로 얼굴을 붉히면서 밀어붙이듯이 푸념을 흘린다.
“뭐야 저 태도! 모처럼 사람이 축하해 주겠다고 하는데… ! 뭐가 게임을 할까, 야! 사람을 조롱하기나 하고… !”
“자, 자자… 코마에다 군도 놀릴 생각은 아니었지 않았을까?”
“아니었는데 일부러, 고민하는 내 얼굴을 보러 온다고? 그것도 재밌다는 듯이. 젠장, 어딜 어떻게 생각해봐도 괴롭힘이잖아…! 그야 직접 물어본 나도 어떤가 싶지만, 그 정도는 눈감아 줘도 되잖아! 뭐야 저 녀석 얼마나 나를 괴롭히고 싶은 거야? 내가 무슨 짓이라도 했어?”
세게 쥐어진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기세 좋게 책상에 내려쳤기 때문에 조금 붉어져 있지만, 머리에 피가 오르고 있는 지금의 그에게 아픔은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 이라며 나에기는 뺨을 긁는다.
이야기를 들어준다고는 했지만, 뭐라고 말해야 할까. 이상한 위로는 지금의 그에겐 역효과이고, 그렇지만 뭐라고 말해야 정답인지 모르겠다. 여기에 키리기리 씨가 있었으면 능숙하게 말을 걸고…아, 안 돼. “우물쭈물하지 마” 이 한마디로 싹둑 잘라 버리는 모습이 똑똑히 상상됐다. 여기는 내가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그렇지만,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얼추 토해냈는지, 조금 차분해진 히나타가 깊고 무거운 숨을 뱉는다.
그리고,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왜, 일까.”
“어?”
“평범하게, 축하해주고 싶었어. 그냥, 기뻐해주길 바랐을 뿐인데. 왜, 이렇게 된 거야.”
조금 전과는 다른, 초췌한 목소리.
거기에는 분노에 불타는 그가 아닌, 후회하며 고개를 떨구는 모습이 있다.
“후회…하고 있어?”
나에기의 말에, 꾹 히나타의 얼굴이 비통하게 일그러져. 그리고, 수긍하듯이 시선을 내렸다.
“…저런 걸, 말할 생각이 아니었어. 발끈해서, 마음에도 없는 말 말해버렸어. 귀찮다니, 그럴 리가 없는데. 여러 일이 머릿속을 돌아다녀서, 영문을 모르겠고, 정신을 차리고 나니 멈출 수 없게 됐어.”
“히나타 군….”
“어쩌지. 상처를 입힐 생각이 아니었는데. 내가, 이상한 말만 안 했어도, 그 녀석도 그런 말은 안 했을 거야. 곤란한 일도 없었어. 무리를 시키는 일도, 싫은 생각을 하게 만들 일도…”
“그건 틀렸어!”
확신을 가진 부정의 말에, 히나타는 눈을 크게 뜬다. 그 눈동자는 어째서 그렇게 단정 짓냐는 당혹감으로 흔들리고 있어서.
코마에다가 나에기에게 상담이라도 한 걸까. 아니, 그는 그다지 자신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하물며, 이런 치정 싸움 같은 이번 일을 이야기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럼, 이렇게 자신감을 가지고 단정을 지을 수 있는 이유는 뭐지?
그런 의문에 대답하듯이, 나에기는 입을 연다.
“코마에다 군은, 히나타 군의 제안을 싫어하진 않았을 거야.”
“어…?”
“그렇지만, 코마에다 군 기뻐 보였는걸.”
기뻐 보였다고?
“히나타 군은 맞히는 것에 필사적이어서 눈치 못 챘을 수도 있지만, 그런 히나타 군을 보고 있을 때 코마에다 군, 기뻐 보였어.”
“어…? 그, 그치만, 나한테는 축하받고 싶지 않다고, ”
“그거, 코마에다 군이 말했어?”
“어, 아니….”
확실히, 직접 들은 건 아니다. 하지만, 부정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그 표정은 말보다 확실하게 그렇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하지만, ’
지금 생각하면.
정말로, 그것뿐이었을까. 그 무언의 이유는, 정말로 내가 생각하고 있던 대로였을까.
떠올려라. 코마에다는 그때,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지?
“상대는 그 코마에다 군이야? …분명, 또 뭔가 여러 가지 지나친 생각을 했던 건 아닐까.”
흔들리는 사고에, 나에기의 도움으로 의해 하나의 가능성이 나타났다.
“코마에다군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건, 히나타 군이야. 냉정하게 돼서, 다시 돌이켜봐. 코마에다 군은 정말로 싫어하고 있었어? 싫은데, 일부러 시간이 걸리는 게임을 제안할까? 코마에다 군은, ”
ーー히나타 군의 호의를, 싫어하는 사람이었어?
마지막 말에 히나타는 눈을 부릅뜨고 벌떡 일어선다. 완전히 눈을 뜬 그 모습에, 이제 안심이라고 나에기는 미소지으면서, 마지막으로라며 덧붙인다.
“오늘 코마에다 군은 쉬는 날이니까, 방에 있을 거야.”
그 말을 들은 히나타는, 땡큐, 라고 말하고, 한시라도 빨리 방을 뛰쳐나왔다.
*
그리고, 도달한, 코마에다의 방 앞.
평소라면 쉽게 출입할 장소가, 지금은 매우 힘들게 느껴져, 도착한 건 좋지만 결심이 서지 않아 멈춰 있었다.
자신은 이렇게 겁쟁이였던 건가 낙담할 뻔하다가, 아니 이건 그 한정이라고 억지로 사고를 부정한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여기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 그렇게 결의를 굳혀, 심호흡하고, 문을 노크한다.
그러나,
‘……?’
반응이, 없다.
혹시 자고 있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찰카닥, 문고리를 돌려보자, 열쇠가 잠겨있지 않았다. 조심성 없네.
“코마에다, 들어간, 다…….”
일단 말을 걸면서 조심조심 문을 밀고, 얼굴을 내민다. 그러자, 문을 연 너머에 보인 것은.
침대 위에 누워 눈을 감은 코마에다. ーー…그 팔 안에서, 소중한 듯이 안겨있는, 히나타에게 받은 선물.
‘~~~~윽.’
무심코 벽에 머리를 내리친다.
어, 뭐야 이거. 예상 밖의 광경. 너무 고민해서, 드디어 편한 환각을 보게 된 걸까.
우선 처음으로 자신의 눈을 의심하고, 다시 침대로 시선을 돌린다. 그러나 역시 거기에는 변하지 않는 광경이 펼쳐져 있어서.
서서히 치밀어오르는 사랑스러움을 꾹 참으면서, 천천히 다가간다.
‘…뭐야, ’
이런 식으로, 아껴주고 있었는지는 몰랐다. 틀림없이, 버리거나 난잡하게 내버려 두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마치, 소중한 것을 몸에서 떼놓지 않고 가지고 있는 것처럼. 그런, 보물처럼 취급해 주고 있다니.
역시, 싫어하고 있다는 건 자신의 착각으로. 코마에다는 제대로 기뻐해 주고 있었던 걸까. 이렇게 생일에, 히나타에게 받은 선물을 안고 있을 정도로는.
…그렇다면,
“왜, 그렇게 답답한 짓을 했어…?”
침대의 가장자리에 앉아, 물어보듯이 가볍게 코마에다의 머리를 만진다.
그러자 그 자극에 반응한 것처럼, 응응, 거리다가 몸을 뒤척인다. 그리고, 천천히 눈동자가 열리고.
“……읏?!!”
일어남과 동시에, 샤샥! 침대 위를 이동하고 히나타에게서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깨달았는지 주위를 보고, 황급히 흩어진 물건을 이불로 가리려고 한다.
히나타는 그런 모습을 기가 막힌 듯 바라본 후에, “있잖아” 라며, 바쁘게 움직이는 코마에다의 팔을 잡아서 움직임을 멈추게 했다.
“이제 숨겨봤자 소용없어.”
“….”
단념해,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에 원한이 담긴 시선이 날아온다. 상당히 이 상황을 보인 것이 싫었던 모양이다.
잠시 경직되고 있다가, 흥, 시선을 돌린다.
“…히나타 군은 언제부터 불법 침입을 하는 사람이 된 걸까?”
“문이 안 잠겨있었다고. 너 너무 부주의하잖아”
“어쩔 수 없잖아. 아무도 안 올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전해 들은 말에, 몸이 굳는다.
생일 당일에 누가 찾아올 거라 생각 안 했다니. …아니, 그것도 당연하다. 애초에, 생일을 같이 지내자고 약속을 받아낸 건 히나타였고, 함께 축하하자는 동료들의 제안을 거절하면서까지, 둘이서 축하하고 싶다고 말한 것도 히나타다. 이렇게 코마에다가 혼자서 보내게 되는 것도 예상 범위 내…였지만.
하지만, 프로그램 안에 경원시 되고 있었을 무렵의 그였다면 몰라도, 깨어났을 때부터 그는 주위와도 그럭저럭 관계를 이루고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축하해 줄 사람도 찾아낼 수 있을 거라, 이런 식으로 방에 틀어박혀 있을 필요는 없다. 어딘가로 가거나, 마시러 가거나, 얼마든지 보내는 방법은 있다. 그런데 방에 틀어박혀 있는, 그 이유는.
‘…혹시.’
“코마에다의 방에서 느긋하게 지내자”라는 히나타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해준 걸까. 아니, 혹시가 아니더라도, 그런 거겠지. 증거가 있는 건 아니지만, 히나타에겐 그런 확신이 있었다. 왜냐하면, 이 녀석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나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한다. 그것이 가령, 없던 일로 된 약속이라고 해도.
히나타는 불끈 주먹을 쥔다.
…어째서, 의심한걸까.
이렇게 알기 쉽게, 코마에다는 전해주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애초에 싫은 일을 스스로 제안할 만한 녀석이 아니다. 나에기가 말한 대로, 또 멋대로 여러 가지를 생각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 게임을 발안했던 시점에서, 그 「여러 가지」를 생각했어야 했다.
틀렸다고 해도, 이 녀석의 마음을 의심할 필요는, 어디에도 없었는데.
그런데도, 나는 약속을 깨버렸을 뿐인가, 심한 말을 던졌다. 그것이, 코마에다를 얼마나 상처입혔는지, 지금이라면 안다.
후회할 권리도, 낙담할 권리도 나에게는 없지만. 어쩔 도리가 없는 자기를 책망하듯이, 강하게 강하게 주먹을 쥐고. 손톱이 손바닥을 도려내는 아픔에 퍼뜩 의식이 돌아온다.
…아아 그렇다. 멍하게 있을 틈은 없다. 나는 이 곳에, 사과하러 온 거였다. 당초의 목적을 떠올리고, 재차 코마에다와 마주 본다.
그러나, 자신의 몸을 끌어안아, 온몸으로 거절의 오라를 내는 코마에다를 보고, 그만 겁먹고 말았다.
뭐라고 말하면 될까? 그러려던 게 아니야, 그런 말을 하려던 게 아니야. 전부, 본심이 아니라, 발끈해서.
말로 하려고 하면 모든 것이 변명처럼 보여서 어떻게 사과해야 할지 모르겠다. 머리가 엉망으로 혼란스러워지고, 말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머리가 새하얗게 된다.
그렇지만.
언짢은 표정으로 감춰진, 겁에 질린 듯 떨리는 그 옆모습을 보고.
아아, 코마에다에게 이런 얼굴을 하게 한 사람은, 나인가.
그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몸이 움직여.
눈앞의 몸을, 껴안고 있었다.
“…미안해.”
그 한마디에, 코마에다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떼어놓으려고 저항하며 밀어대는 힘째로, 꼭 껴안는다.
“윽……뭐가? 혹시 이전의 일을 사과하는 거라면, 그건 착각이야. 히나타 군이 잘못한 건 아무것도 없고, 틀린 말도 하나도 없어. 그러니까, 놔줘….”
“눈치채지 못해서, 미안.”
히끅, 코마에다의 목에서 소리가 난다.
그것에 상관없이, 히나타는 계속한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모두 밝히듯이, 거짓 없는 모든 생각을 전할 수 있도록.
“사실은, 싫었던 것도, 귀찮았던 것도 아니야. 단지, 좋아하는 사람이 원하는 걸 하나도 모르는 자신에게, 화가 났어. 애인의 생일을 제대로 축하해주지도 못하는 자신의 한심함을, 용서할 수 없었어.”
원래라면, 본인에게 물어보지 않고 선물을 준비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에겐, 그걸로 코마에다가 기뻐하면서 받아줄 거라는 자신이 없어서. 애인인데, 좋아하는데, 코마에다의 무엇 하나도 아는 게 없는 것 같아서, 낙담했다.
그리고 게임이 시작되고 며칠이나 지났음에도 정답은 전혀 맞힐 수 없어서, 엉뚱한 것만 가지고 갈 때마다, 아아, 역시 난 정말 아무것도 보지 못했구나, 실망했다.
실망이라니, 주제넘게 실망한 그런 자신에게도 화가 나고, 짜증이 치밀어서. 그러다가 점점, 코마에다의 태도가 「축하받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내 마음이 민폐라서, 그것을 간접적으로 전하려 하는 거 아닐까? 생일을 함께 축하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나 혼자고, 코마에다는 아니었던 거 아닐까? 나에게 있어서 코마에다의 존재와 코마에다에게 있어서 나의 존재는, 전혀 다른 의미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이제 한계가 돼서.
소중한데, 소중히 여기고 싶은데, 그 마음이 단순한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는다고 들이대지는 기분이 들어서ーー…결과, 나는 코마에다에게 역으로 분노했다. 눈치채지 못한걸, 코마에다 탓으로 하려고 했다.
뭐가 애인이냐. 뭐가 기뻐해 줬으면 좋겠다는 거냐.
“이런 놈은, 남자친구 실격이지….”
미안, 미안해. 몇 번이나 사죄한다.
그런 본심에서 전해지는 비통한 목소리에, 코마에다는 천천히 눈을 깜빡인다. 말을 되새겨, 천천히 그 의미를 이해하는 동시에 굳어 있던 몸에 힘이 빠졌다.
그리고, 모든 말을 삼킨 찰나.
느슨히 미소 짓고, 살그머니 히나타의 등에 팔을 둘렀다.
이제 거부의 분위기는 사라져, 그 표정은 매우 상냥하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듯이 온화하다. 히나타의 사과에, 작게 고개를 젓는다.
“…내 생일은, 축하받는 것이 아니었어. 「사신」, 「역신」, 「너 같은 건 태어나선 안 됐는데…」
그 말이, 내 생일선물. 여태까지, 저주할지언정, 날 축하해주려는 사람은, 없었어.”
그래서,
“그래서, 축하해주려고 하는 히나타 군의 마음만으로 충분했어. 전부 아무래도 좋아질 정도로, 기뻤어.”
“…하지만, 그런 말은 한마디도.”
“응. 그런 걸 말하면 무겁잖아. 질릴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말하지 못했다며 웃는다.
더는 히나타 군에게 무거운 짐을 주고 싶지 않아서, 기쁘다는 말을 삼켰다.
그보다 더 원하는 것은 없어서, 너무나 충분해서,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ーー…하지만,
“욕심이, 생겼어. 정말로 아무거나 괜찮다면ーー히나타 군의, 시간을 원한다고.”
“…시간?”
히나타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살그머니 몸을 떼고, 붉어진 그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붙여서 장난스럽게 말을 얹는다.
“언제나 사람에게 둘러싸인, 인기인인 히나타 군. 그런 너를, 독차지 해보고 싶었어. 아하하, 내가 보기에도 어린애 같은 생각이네.”
경쾌하게 웃는 코마에다와는 반대로, 히나타는 눈을 크게 떴다. 그 표정을 보고 만족스럽게 눈을 가늘게 뜨자, 일련의 내막을 밝히도록, 죄를 고백하는 것처럼, 조용히 눈을 감는다.
“원하는 것을 문제로 내면, 그 순간만이라도 히나타 군은 나만 생각해줄까ー싶어서. 다른 일을 생각할 여지도 없을 정도로 고민해준다면, 그건 나만을 봐주고 있다는 게 될까 하고.”
안이하지만, 그 시간이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절대 축하받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야. 하지만, 솔직하게 축하받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정직하지 않은 나에겐, 이게 고작이었다.
그래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기뻤다. 그것이야말로, 나에게 있어 최고의 선물이었다.
하지만, 그런 고집에 어울려주면서 히나타 군이 어떤 반응을 할지 생각하면 무서워져서. 겁쟁이인 나는, 교활하게도 도망갈 길을 준비했다. 언제라도 그만둘 수 있도록 하면, 히나타 군도 분명 열 내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싫다고 느끼는 것 같으면, 내가 먼저 기권하라고 제안하자. 정면에서 부딪히는 것을 피하고, 가능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유의하자. 언제라도 히나타 군이 도망칠 수 있도록…, 그런 변명을 하며 미움받지 않기 위한 예방선을 펼쳤다.
너무 욕심을 부릴 생각은 없었고, 조금이라도 그의 시간을 받을 뿐이라서, 나는 이제 만족했으니까.
그렇지만 그것은 히나타 군의 마음을 무시하는 행위로. 결과, 나는 최악의 형태로 화나게 해 버렸다.
“미안. 히나타 군의 기분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 역시 난, 제멋대로이고 비겁하고…읏.”
그러나 말하는 도중, 움직이는 입을 막듯이 히나타가 입을 맞춘다.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뜨고 한 걸음 물러나려는 머리를 오른손으로 억누른 뒤, 흘러넘치는 감정 그대로 열중해서 그 입술을 삼킨다.
그 움직임은 성급하고, 숨을 못 쉬어서 괴롭게 발버둥 치는 코마에다에게도 상관하지 않고, 히나타는 그의 모든 것을 빼앗도록 혀를 움직인다.
아아 이제 어쩔 수 없다. 왜 이렇게 귀찮고, 빙빙 돌려 말해서, 복잡한 일만 생각하는 거야. 정말로 바보 같아, 너.
왜냐면, 난.
“난, 항상 너만 생각하고 있는데.”
입을 떼고, 울상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눈동자를 곧게 응시하면서, 알린다.
그 수학여행에서 깨어난 이후부터…아니, 만난 그날부터. 히나타의 머리를 차지하는 것은, 언제나 그에 대해서 뿐이다.
그건 망설임이거나, 의심이거나, 불심이거나, 결코 좋은 감정만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사랑스러워서, 내버려 둘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마음은, 그를 만나고 나서 처음으로 알았다.
이렇게나 사람을 좋아하게 될 줄은 몰라서, 무엇을 해도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것은 코마에다의 모습뿐이다.
지금 뭐 하고 있을까. 제대로 일하고 있을까. 또 다치거나 하진 않았겠지. 만나고 싶어, 얼굴이 보고 싶어, 목소리가 듣고 싶어ーー….
“훨씬 예전부터, 너밖에 보지 않았는데. 이보다 더 나를 너로 채워서, 어쩌려는 거야.”
“…읏….”
쓴웃음을 지으면서 하는 말에, 코마에다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든다. 시선을 불편하게 방황하는 그 표정이 귀여워서, 한 번 더 가볍게 입맞춤을 떨어뜨리자, 코마에다는 간지러운 듯이 뺨을 느슨하게 했다.
그리고 쑥스러운 듯이, 히나타의 다크서클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면서 킥킥 웃는다.
“멋있는 대사지만…히나타 군, 심한 얼굴을 하고 있어.”
“어쩔 수 없잖아…요 최근에 제대로 안 잤으니까.”
“흐응…왜?”
“너 알면서 물어보고 있잖아.”
“히나타 군의 입으로 듣고 싶어.”
응? 부탁받아, 히나타는 체념하듯이 한숨을 토한다.
“널 생각했기 때문이야.”
순간, 확 코마에다의 표정이 풀어졌다.
그것은 히나타가 쭉 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표정이어서.
아아, 이런 간단한 거로 좋았던 거냐고. 자연히 사랑스러움으로 가슴이 멘다.
나는, 뭘 이렇게 우회해버린 걸까. 선물이라든가, 그런 것에 집착할 필요는 어디에도 없는데.
단지 마음을 그대로, 똑바로 전하는 것만으로 좋았다. 이렇게 꼭 껴안고, 말을 전하는 것만으로, 그는 기뻐해 주는데.
‘바보구나. …나도, 너도.’
아주 많이 상처입히고 말았지만, 이제 실수하지 않는다. 넘치는 이 마음을 전부 전부, 남김없이 전하자.
스스로 말하게 한 주제에, 부끄러운 듯이 얼굴을 풀고 몸을 비트는 모습에 참지 못하고, “아아 정말!” 하며 목소리를 토로하고, 손에 힘을 담아 풀썩 밀어 넘어뜨린다. 아직 생일이 끝나지 않았고, 오히려 해가 진 지금부터가 실전이다. 상처를 입힌 만큼, 흐물흐물 녹을 정도로, 마음껏 축하해 주자.
침대에 완전하게 등을 붙이게 된 코마에다는 사태를 파악하고, 눈을 깜빡이기를 반복한 후에 당황하며 말을 걸었다.
“으음…히나타 군, 아직 점심인데?”
“게임의 정답은 내 시간이었지? 즉, 나는 무의식적으로라도 제대로 선물했고, 게임은 나의 승리일 거야. 그럼, 경품을 받아야지.”
“왠지 그 대사 부끄러워 히나타 군.”
“시끄러워. …그럼, 부끄러운 김에, 이건 어때?”
슬쩍 손가락을 엮으면서 귓가에 속삭인다.
“시간만이 아니라, 내 전부를 줄게. 그러니까, 코마에다의 전부를 주지 않을래?”
“…응. 그건 나쁘지 않네.”
눈을 크게 뜬 뒤에, 기쁜 듯이 뺨을 붉게 물들이고 눈꼬리를 낮추며 응하듯이 감긴 손가락을 꽉 잡는다. 그것을 신호로, 밀려들 듯이 히나타의 몸이 내려가.
그리고 행위에 몰두하기, 그전에.
히나타는 얼굴을 들고, 코마에다가 좋아하는 얼굴로 웃었다.
ーー…코마에다.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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