ㅂㅇ
[단간/히코마]라스트 인게이지 본문
캡션:
*제1장의 스포를 포함합니다.
*바보 같은 김에 해피엔딩을 쓰고 싶었다
(히코마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해서 팬이 된 결과)
*히나타 군의 그 불가해한 발언에 대해 곡해했으므로 1챕터에서 억지로 해피엔딩으로 해 보았다.
비정상적인 상황에, 학원장을 자칭하는 기묘한 곰 인형, 자칭 모노쿠마에게 살육 수학여행의 개시가 선언되었다.
압도적인 폭력의 위력을 깨닫고, 평화로운 무인도에서의 수학여행이 한순간에 달라진다. 가장 공황을 일으킨 것은 히나타였으며, 그러나 그 외의 학생은 과연 초고교급이라 해야 할지, 거기다 토가미의 강인하면서도 믿음직한 리더 선언으로 평정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 표면상으로는.
서로 의심하고,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일 뿐,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방심하면 다시 소리치면서 도망 다니고 싶을 정도의 기습적인 공포를 잠재워 준 단 한 사람, 모두가 처음에 망연자실한 자신을 두고 가버린 가운데, 끝까지 남아 자신을 신경 쓰고 돌봐주며, 섬 안을 함께 돌아주던 코마에다를 제외하고는.
그래서 믿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친절했던 네가!”
“히나타 군?”
첫 번째 살인, 학급 재판에서 정면으로 공격하는 코마에다에게 히나타는 절규했다. 그가 수상하다고 지적한 것은 히나타이지만, 믿고 싶지 않다는 기분이 더 강했다. 착란 끝에, 아직도 기억나는 생생한 두 사람의 비밀을 그만 폭로해 버린다.
“그렇게 침대 안에서는 친절하게 날 이끌어주고, 조금 어른스러운 표정을 보이면서도 약간 무서워하는 느낌이 굉장히 귀엽고, 실은 나도 처음이라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부드럽게 내 사타구니를.”
“잠, 히나타 군 무슨 말을 꺼내는 거야?”
흰 살결이 순식간에 연분홍색으로 물들어, 초조하게 손을 앞으로 내민다. 하지만 서로의 배치는 떨어져 있어 단을 뛰어넘지 않는 한 히나타의 입을 막을 수 없었다. 히나타는 수치심도 잊은 채, 그저 생각하고 있는 것을 계속 말했다.
그렇게 친절했던 네가.
그 문구만이 머릿속에 빙빙 돌고 있다.
“그것도 다 거짓말이었어?! 할 때 계속 좋아 좋아 정말 좋아해 사랑해라고 내 이름을 부르면서, 갔던 것도.”
“후반은 망상이야, 히나타 군!”
그것보단, 라며 코마에다는 턱에 손을 얹어 비스듬히 아래를 바라봤다.
주저하고 있다는 제스쳐가 틀림없다.
그러나 히나타는 히트 업 한 상태였기에 코마에다의 모습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미안, 조금 서로의 인식 차이가 있는 것 같아.”
이건 내게도 책임이 있어. 어깨를 움츠리고 한숨을 내쉰다.
“너의 재능이 뭔지 알아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무슨 얘기야?”
겨우 말을 멈추고, 코마에다의 이야기를 듣는 자세를 보인다.
참고로 주위의 사람들은 분위기가 싸해졌다.
코마에다는 그런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며 팔짱을 꼈다.
“음…이 얘기 여기서 해야 하는 거야? 지금은 토가미 군을 누가 죽였는가에 대해 학급재판을 하던 도중인 것 같은데.”
쓰레기 같은 저능아인 나에게도 일단 수치심이 있으니까, 덧붙이면서도 정론을 토로한다. 다른 사람도 응응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히나타, 네가 더 이상해라는 야유도 날렸다.
그러나 히나타의 시선은 어디까지나 코마에다에게만 쏠려 있었다. 몹시 단호한 어조로 손끝을 들이민다.
“이건 네 신용에 대한 문제야. 코마에다! 도망치는 건 용서 못 해!”
히나타는 단언했다.
코마에다가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으나, 몸도 마음도 확인한 그가 설마 이번 사건의 주모자라니 믿고 싶지 않았다. 자신을 좋아한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비록 다소 미화가 됐을지도 모르지만 속삭였던 것은 사실이다.
애초에 처음 히나타를 깨웠을 때부터 그는 자신에게 호의를 갖고 있었다. 서로 나쁘지 않은 감정을 품은 남녀가 육체관계로 메이크 러브하는 흐름은 당연하다, 코마에다는 여자가 아니지만. 이미 파탄이 난 이론을 빙글빙글 돌아가지 않는 머리로 생각하며 히나타는 억지를 부렸다.
코마에다는 궁지에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기뻐하듯 입꼬리를 올렸다.
“그런…가. 역시 도망칠 수 없게 할 모양이네. 널 속일 수 없어……후훗 멋져, 이런 쓰레기 같은 나에게 흥미를 느껴주다니, 이젠 평생 이런 일은 없을지도 몰라…앞으로도, 쭉.”
의미 있는 듯이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린 채 일그러진 미소를 보인다.
히나타는 날카로운 눈동자로 코마에다를 노려보며, 앞을 향했다.
“나는, ”
꾹, 주먹을 옆에 쥔다.
코마에다가 범인이라니 의심하기 싫다. 하지만,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점을 분명히 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
믿기 때문에 의심을 푼다.
그것이 히나타의 스타일이었다.
“난 널 논파해 보이겠어!”
“히나타 군….”
달콤한 울림을 가진 코마에다의 목소리가 떨린다.
들뜬 두 사람과 BGM과는 대조적으로, 다른 학급재판 참가자들은 끼어들지도 못하고 따돌려진 채 싸해진 시선을 주고받고 있었다.
“저기-, 완전히 두 분의 세계에 들어간 것 같은데요….”
마음 약한 츠미키마저 태클을 건다. 당황한 듯이 손끝을 눈앞에서 만지작거리며 모두가 얼굴이 경직된 가운데, 혼자 표정을 유지하고 하품을 하는 나나미에게 구원을 요청하듯 시선을 준다.
“연애 게임은 좀 서툴러… 이건… 플래그가 섰다! 는 걸까?”
“다른 것도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소, 소니아 씨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초고교급 왕녀의 대담한 발언에 당황하면서도 기대를 감추지 못하고 콧숨을 가쁘게 하는 일부 남성진. 화려한 머리색을 한 소우다가 눈을 빛내고, 하악하악거리며 작은 셰프, 하나무라가 그 뒤를 이었다.
“차, 참고로 뭐가 섰다는 걸까나?”
“선 것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당연히! 히나타 씨의 안테나네요!”
팔을 걷어붙이고 목소리를 높이며 지적한다. 실제로 히나타의 정수리에 있는 특유의 성질은 마치 의지를 갖기라도 하듯 꼿꼿이 서 있었다.
제삼자의 떠들썩함을 외면한 채, 두 사람의 논의는 격렬해진다.
“그래서 어떻게 된 것이여? 했다는 거냐? 안 했다는 거냐?”
니다이가 코를 후비면서 비교적 아무래도 좋은 지적을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코마에다는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둘은 육체관계를 어젯밤에 맺었어.”
아마도 니다이의 질문 의도와는 어긋나있을 대답을 한다.
“아니, 그런 생생한 이야기는 안 들려줘도 된다고! 랄까, 육체관계를 맺는다니 어딘가의 서스펜스 드라마냐!”
혼란스러운 학급 재판에 간신히 쿠즈류가 태클을 걸자, 코마에다는 뺨을 물들이며 수줍게 얼굴을 가렸다.
“그럼 야쿠자에겐 이런 식으로 말해야 될까, 나, 히나타 군으로 인해 여자가 되어버렸어….”
“오-?! 보이즈로 러브러브한 세계임까?! 집적 볼 수 있다니 이부키 감격임다!”
“싫어- 평소의 역겨움이 더 역겨워 보이는데요-! 자기가 어떤 입장인지 알고는 있는 거야?”
“히나타 군에게, 그렇게 친절했던 네가, 라는 말을 하게 만들었지….”
자신의 세계, 아니, 히나타와의 둘만의 세계로 들어갔던 것처럼 코마에다는 덤덤하게 설명을 계속한다.
“우선 첫째로, 나는 모든 희망을 사랑해.”
한번 말을 끊고, 주위를 둘러본다. 죽은 영정을 향해서도 차별 없이 웃음을 흩뿌리는 모습에, 상식이 다소 있는 일부의 학생은 소름이 끼쳤다. 심상치 않은 것을 느끼며.
하지만 코마에다는 어디까지나 명랑하게 계속 말을 한다.
“봐, 초고교급 초고교급 매니아거든? 그러니까 예를 들어 하나무라 군에게 밀어붙여 진다고 해도 결과는 같았을 거야. 그렇지, 하나무라 군?”
“엣? 왜, 왜 날?!”
갑자기 이야기에 언급이 되자, 하나무라는 눈을 부릅떴다. 평소에는 부드럽게 가늘어져 있던 눈동자가 크게 뜨인다. 코마에다는 관자놀이 근처에서 손가락을 돌리며 말했다.
“그거야, 넌 분명히 어느 쪽이든 가능했었지? 사랑을 차별하지 않는 그 자세, 멋지다고 생각해. 역시 초고교급 셰프니까 소재는 가리지 않는 걸까? 네 도마 위에서 어떤 식으로 요리 당할지, 생각만 해도 오싹해지는걸!”
“아, 아니, 그 정도까진….”
절대 『자신이』 좋은 뜻으로 오싹하다고 말하진 않았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겉치레뿐인 말솜씨에 하나무라는 솔직하게 수줍어한다. 의외로 순수하다. 코마에다가 말하고 있는 내용물의 천함과는 별개로.
“뭐, 뭐라고…그럼, 넌 누구라도 상관없었다는 거야?!”
손사래를 치며 덤벼오는 히나타에게, 약간 당황한 듯 눈썹을 내렸다.
“누구라도라니, 사람을 엉덩이 가벼운 빗치라는 듯이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초고교급 사람들』 한정이야. 역시 희망에도 못 미치는 개한테 줄 만큼 인생을 버리진 않았어.”
“그래도, 또, 똑같은 거잖아?! 여긴 우리밖에 없는 데다가, 여기에 갇혀 있다고!?”
“그래, 그중에서 단 한 사람, 재능을 모르는 고등학생이 단 한 명이 있지.”
“…아.”
“널 말하는 거야, 히나타 군.”
휙, 손가락을 이번엔 반대로 코마에다가 들이댄다. 단번에 시의심이 담긴 시선이 히나타에게 집중된다. 험악한 인상이었다.
행운인지 불행인지 더 이상 자신의 재능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갖게 하는 전개는 되진 않았지만, 한동안은 코마에다의 독무대였다. 숨을 쉬는 틈조차 아깝다는 듯, 코마에다의 머신 건 토크가 이어진다.
“다행히 너에게 제일 먼저 말을 건 나는 송구하게도 너에게 원해졌어. 너의 희망의 초석이 될 수 있다면 나에겐 거부한다는 선택 같은 건 없는 데다가, 어쩌면 초고교급 호스트이거나 절륜이거나 테크니션, 그런 재능일지도 모르잖아? …왠지 너에겐, 다른 사람에게 없는 것을 느껴서 말이야. 뭔가 이렇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건가 하고…성행위에 이르면 그것을 알 수 있을지도 몰라! 일석이조라는 거야, 성욕처리용이 돼줄 수도 있고, …너의 재능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내 지적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어!”
“그, 그런 거…때문에…내 몸과 마음을 가지고 놀았다는 거야?!”
터무니없는 녀석이다, 게다가 그걸 이 모두가 있는 데서 태연하게 말하며 히나타에게 창피를 주다니. 히나타가 추궁한 의제라는 것은 뒤로 미뤄두고, 마음속으로 욕을 한다. 순서는 틀렸지만, 확실히 히나타는 코마에다를 이 수학여행 멤버 중에서 가장 좋아했다. 첫인상이 나쁘지 않았던 것도 있고, 육체관계를 맺음으로써 자신감을 가졌고, 항상 코마에다는 히나타가 약해지면 상냥하게 위로해 주었다. 그 방법이 말에서 몸으로 바뀌었을 때, 이는 사랑이라고 확신한 것이다. 그런데도 코마에다는 히나타의 순수한 마음을 농락했다. 코마에다는, 히나타가 아니라도 누구나 상관없었다는 것이다.
그 정도라면 아직은 괜찮다, 코마에다는 『어쩌면 히나타의 숨은 재능이 발견될지 모른다, 혹은 생각날지도 모른다』는 타산까지 관련지어 히나타를 속였다. 요컨대 처음부터 히나타 자신의 일 따위는 어찌 됐든 상관없었다는 것이다. 마음속으로 바보 취급하고 있었다. 코마에다는 떨리는 목소리로 힐책하는 히나타에게 연민의 눈길을 보내왔다.
“…그래. 네 약점을 난 기회로 삼았던 건지도 몰라. 너의 성적 취향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했으니…다른 여자에게 부탁해볼 걸 그랬나? 히나타 군을 상대해달라고.”
“저 쓰레기…!”
“아, 아니야! 난 별로, 누구라도 상관없었던 게 아니야.”
오해를 해버려 히나타에게 멸시의 눈길과 매도를 바치는 코이즈미에게 황급히 변명하려 했지만, 코마에다의 목소리가 거기에 덧씌워 졌다.
“응? 그렇지만, 살인이라는 생명의 위기에 처해서 발정하는 건 수컷의 본능이고…그런 게 아니라면 일부러 나 같은 걸 선택할 리가 없잖아? 나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저항하지 않을 것 같다던가, 다른 여자에게 부탁할 수 없다던가, 그런 이유밖에 없을 텐데…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히나타 군.”
“아아- 지뢰임다 그건-!”
“지금 건, 두근두근 메모리얼이었으면 폭탄이 작렬했을 발언이네….”
제삼자들은 코마에다의 무신경한 발언에 미묘한 표정이 된다. 코마에다는 자신을 비하하는 게 너무 지나친 나머지, 남의 마음을 짓밟을 때가 있다. 히나타가 이번 피해자로, 코마에다는 히나타의 기분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교하기 전 대화로 판단해서 남자의 마음을 전부 다 꿰고 있다는 듯이 농간하는 것에 전율하기까지 했다.
“나, 난….”
여기서 마음을 전해야 할까.
허나, 코마에다에겐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아버린 이상, 순식간에 자신의 마음에도 자신이 없어졌다. 어느 쪽이든 옥쇄는 정해져 있다.
뭔가가 결여돼, 그대로 일그러진 코마에다에게 진심이 담긴 토론은 애당초 불가능했다.
코마에다도 별로 관심도 없다는 듯이, 시원스레 넘겼다.
“…뭐, 그건 내버려 두자. 아무튼, 오해하게 만든 거 같아서 미안하지만…난 별로 친절하지 않아. 난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있다 생각하거든. 여기 있는 모두에게 말이야.”
이젠 아무도 코마에다의 달콤한 말에 속지 않았다. 모두 섬뜩한 것을 보듯이 술술 떠들어대는 코마에다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말이야…혹시 섹스해보면 그런 재능이 발휘될까 생각했는데, 그런 것도 아니었고.”
“그, 그게 무슨 말이야…?”
“난 두려운 가능성을 짐작했다는 거야.”
어두운 표정을 짓고, 속상하다는 듯이 주먹을 불끈 쥔다. 이에 미칠 때의 행동거지, 그 전말까지를 간추려서 설명하면서, 소리를 높여 그 가능성을 선언했다.
“혹시 히나타 군은 『초고교급 동정』이 아니었을까 라고!”
“뭐, 뭐라고…?!”
그 후 히나타의 행동이 얼마나 여자에게 익숙해져 있지 않은지를 이야기한다.
그 실제 체험 그대로의 이야기에 여자는 대부분이 얼굴을 붉혔고, 남자는 어색하게 시선을 떨어뜨렸다.
히나타는 말릴 기력도 없이, 코마에다의 머신 건 토크에 농락당한다.
계속 수수께끼여서 불안했던 재능이 그런 거였다니.
아니, 코마에다가 제멋대로 말하는 것뿐이야. 그렇게 생각하려고 해도, 흥분해서 잘 기억나지 않는 정사에 대해 세세하게 사실은, 이라고 불만을 터트리면 세뇌 당해 버릴 것 같았다. 코마에다는 그럴싸하게 하늘을 우러러보며, 탄식했다.
“그렇다면 난 스스로 그 가능성, 희망을 없애버린 게 돼…!! 이건…후회해도 후회할 수 없는 실수야….”
하아, 성대한 한숨을 내쉬지만, 그러나 찌릿 어딘가를 노려본다.
“그러니까, 난 남자로서 책임을 져야만 해.”
“어, 어떻게.”
이제 여기서 도망치고 싶다.
창피를 당하고 실연을 당하고, 더욱 충격적인 자신의 재능에 대한 설을 듣게 되고.
내가 도대체 뭘 했길래. 암담한 기분으로, 일단 코마에다를 재촉해본다.
코마에다는 잠시 망설이더니, 다시 똑바로 히나타를 바라보며 손을 내밀었다.
“히나타 군, 나랑 결혼해 주지 않을래.”
“뭐…?”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왜 그렇게 되는데!?”
노도의 코마에다 원맨쇼에 멍하니 있던 소우다가 겨우 회복하고 태클 역할을 한다. 히나타는 첫 프로포즈에 사고가 멈춘다. 뺨이 실룩거리는 것을 눌러 참았다.
“코, 코마에다, 그렇지만 나도 너도 남자인데.”
아니 아니, 바보 취급하는 거냐, 라고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다. 만,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당황스러우면서도 기쁜 것이었다.
코마에다는 알고 있어, 라며 정말 알고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런 제도에선 법 같은 건 없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지금은 모노쿠마가 규칙이지만, 남자끼리 결혼하면 처형, 이런 규칙은 없을 거야!”
“그렇게 엉망진창인….”
“…믿어도, 되냐…?”
“히나타도 이상하다고, 너어어어어어어?!”
입에 오르내리는 태클을 두 사람은 철저히 스루할 생각인 것 같다. 코마에다는 단상에서 내려와, 중앙으로 나아가며 히나타를 설득해내려 한다.
히나타가 좋아하는 부드러운 미소로.
결코 강요하는 것 같지 않게.
“다행히 난 돈만 많고, 귀찮은 부모님도, 친척이랑 교제도 없어. 혼자서 계속해왔으니 집안일, 밥, 세탁은 대충은 할 수 있고! 꽤 좋은 물건이라고 생각하는데… 불편하게 하지는 않겠어. 이게 내 속죄야, 히나타 군….”
“…코마에다!”
재판장 중앙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꽈악 끌어안는 두 사람.
어깨를 마주 껴안고 담소를 나누면서 결혼식은 하와이로 할까? 아니아니 여기가 상하의 낙원 같은 게 아닐까, 하핫. 짜증 날 정도로 상쾌한 웃음소리를 내며 퇴장하는 히나타와 코마에다.
멍한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을 둘러보는 사이에서 쭈뼛쭈뼛, 그들에 이어 다음 걸음을 내딛는, 누군가의 발이 있었다.
이렇게 해서 하나의 사건에 막을 내렸다. 의외의 범인, 의외의 결말. 결국 진실은 미뤄졌다. 처음에는 이 안에 살인자가 있다는 긴장감에 가득 찬 나날이었지만, 실제로 그 손으로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긴장감 때문인지 반대로 어중간한 행동을 일으키는 사람은 없어졌다.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생활. 하지만 서로 교류하고, 희망의 조각이 조금씩 모이면서 상호 이해는 싫어도 깊어진다.
처음에는 바다 밖으로 나가려고 기를 쓰던 하나무라도 풍부한 식재료가 있는 이 섬에 셰프의 혼을 자극받은 것 같아, 여기서 가능한 한 레시피를 늘려가서 고향에 계신 모친에게 은혜를 보답하고 싶다고, 하나무라는 히나타와 코마에다가 허니문 하던 중에 요리를 넣어 주면서 털어놓았다.
야자수 아래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코마에다의 달콤한 무게를 느끼며, 히나타는 지평선을 바라보면서 생각한다.
자신들에게 부족했던 것은 용기다.
단결하면서, 서로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미친 규칙으로 지배된 재판장을 빠져나가는 용기.
재판 자체를 노게임으로 만들어 버리면 아무도 처형되지 않는다.
하나무라가 털어놓았을 때, 희미하게 진실을 알고 말았다.
어쩌면 누군가는 이미 토가미를 살해한 범인을 찾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토가미는 섬에 있는 동료 전원을 죽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이상 누가 빠지는 건 반대로 가장 원치 않는 결말일 것이다.
끝나지 않는 수학여행, 끝나지 않는 허니문.
영원히 계속될 낙원의 게임을, 히나타 하지메는 손에 넣은 것이었다.
“응… 무슨 일이야? 웃으면서.”
히나타가 웃어, 그 진동으로 잠깐 졸던 코마에다가 일어난듯했다. 잠이 덜 깬 목소리로 물어오는 코마에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왼손 약지에는 한 쌍의 은빛 증표가 끼워져 있다.
“아니, 옛날 생각이 나서. 너 그땐, 내 재능을 『초고교급 동정』이라고 했었지.”
“정말, 이젠, 그 얘긴 안 해도 되잖아?”
뾰로통하게 관자놀이를 히나타의 늠름한 어깨에 기댄다. 옅은 색의 머리카락은 여전해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의 몸도 분위기도 어딘가 요염하게 가련해졌다고 생각한다. 이게 유부녀의 매력인 검까-! 라고 미오다는 자주 떠들고 있다. 결혼식은 모노쿠마 바위 앞에서 성대하게 거행되었고, 미오다도 개성적인 브라이덜송을 선물해 주었다. 지금에 와서는 모두 좋은 추억이다.
분명 토가미도 별의 저편에서 따뜻하게 지켜봐 주고 있겠지.
“게다가, 지금은 동정이 아니니까….”
“그렇지. …그럼, 내 재능은 뭐일 거 같아?”
느닷없이 물어봤다. 코마에다는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눈부신 것처럼 히나타를 본 뒤, 뺨을 물들이며 다시 한번 몸을 기대어왔다.
“하나타 군은 초고교급 남편이지…?”
“하핫 이 녀석~”
황홀하게 눈을 가늘게 뜨고 있는 코마에다의 머리를 끌어당겨 입술을 겹친다.
하얀 별의 모래사장에 겹쳐진 그림자가 낙일과 함께 길게 길게 뻗어 갔다.
~HAPPY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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